서사 이론 Ⅰ

그가 없다는 말은 몸이 없다는 뜻인가, 힘을 쓸 수 없다는 뜻인가, 우리가 모른다는 뜻인가. 이론은 그 차이를 지우는 권위가 아니라 구별하는 도구다.

부재하는 주인공 — 연작의 입구

이 글의 목차

부재를 일곱 갈래로 나누기

다음은 여러 작품을 비교하기 위해 이 글에서 구성한 실무적 분류다. 특정 학자가 이 일곱 항목을 하나의 표준 이론으로 정립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 구분을 해 두어야 아킬레우스, 홈스, 레베카, 고도를 모두 늦게 오는 주인공이라고 잘못 부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부재의 종류무엇이 없는가대표적인 비교 대상
물리적 부재필요한 장소에 몸이 없다.나메크성으로 오는 오공, 귀향 전 오디세우스. 1 2
기능적 부재몸이 있거나 가까이 있어도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없다.치료 중인 오공, 심장병에 걸린 오공. 3 4
자발적 철수행동할 수 있는 인물이 참여하지 않기로 선택한다.아가멤논과 충돌한 뒤 전투에서 물러난 아킬레우스. 5
서술·시점상의 부재독자나 특정 인물의 시야에서 빠져 있다.다트무어에서 몰래 활동하는 홈스. 실제로는 현장에 있다. 6
첫 등장의 지연그에 관한 말은 있지만 직접 모습은 늦게 보인다.타르튀프, 에이해브. 7 8
인지·승인의 지연몸은 돌아왔지만 누구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변장한 오디세우스. 귀환과 정체 공개는 서로 다른 사건이다. 2
영구적·끝내 해소되지 않는 부재돌아오지 않거나, 돌아올 수 없거나, 끝까지 나타나지 않는다.죽은 레베카, 끝내 등장하지 않는 고도. 둘은 같은 이유로 부재하는 것이 아니다. 9 10

또한 주인공, 화자, 제목 인물, 구원자로 기대되는 인물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없어도 춘향은 남아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고도가 나타나지 않아도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계속 무대에 있다. 『레베카』에서 제목 인물이 죽었다고 해서 살아 있는 주인공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11910

이 표는 아래에서 확인하는 사례들을 정리한 분석용 분류다. 특정 연구자가 이 일곱 항목을 한 묶음으로 제시했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고도는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기다리는 대상이며, 『춘향전』에서 떠나는 사람은 춘향이 아니라 이몽룡이다. 이름이 제목에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인물을 동일한 종류의 주인공으로 취급하면 비교가 흐려진다.

서사 이론 Ⅰ — 사건과 정보는 어떻게 배열되는가

부재를 설명하는 이론은 모두 같은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사건의 형식을 분석하는 이론, 독자가 무엇을 알고 기다리는가를 분석하는 이론, 지연이 어떤 문체적 효과를 만드는가를 분석하는 비평을 나누어 적용하는 편이 정확하다.

메리 루이즈 로드 — 철수와 귀환이라는 직접적인 연구 선례

자료 확인에서 주제에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는 학술 문헌은 다음 논문이다.

Mary Louise Lord, Withdrawal and Return: An Epic Story Pattern in the Homeric Hymn to Demeter and in the Homeric Poems, The Classical Journal 62(6), March 1967, pp. 241–248. 한국어로 옮기면 「철수와 귀환: 호메로스의 데메테르 찬가와 호메로스 서사시에 나타나는 서사적 패턴」 정도다.12

이 논문의 존재만으로도 영웅이 빠졌다가 돌아오는 구조가 팬덤에서만 이야기되는 막연한 인상이 아니라 고전학에서 명시적으로 연구된 대상임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글에서는 원문 전문을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저자가 제시한 세부 단계, 예외, 결론을 읽은 것처럼 재구성하지 않는다. 『드래곤볼』에 대한 적용은 이 글의 비교 해석이다.

페르세포네의 귀환
페르세포네의 귀환. 데메테르의 철수와 딸 페르세포네의 부재는 같은 사건이 아니다. 로드 논문의 비교 배경을 환기하는 도판이다. 프레더릭 레이턴, 1891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출처

『일리아스』의 장면을 바탕으로 구성할 수 있는 작업 가설은 중심적 힘의 이탈 → 남은 세계의 곤경 → 그 힘의 가치가 가시화됨 → 복귀의 의미가 커짐이다. 이것은 이해를 돕기 위해 여기서 정리한 분석 도식이며, 로드 논문의 문장이나 공식 도식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다.

또한 이름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이 논문의 저자는 Mary Louise Lord다. 『이야기의 가수』로 알려진 Albert B. Lord와 다른 사람이다. 이 문헌은 주제에 직접 관련된 전문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하지, 모든 서사를 설명하는 가장 유명한 이론이라고 과장할 필요는 없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 주인공이 계속 나오지 않아도 플롯은 하나일 수 있다

『시학』 제8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이유만으로 플롯의 통일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한 인물의 모든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들이 하나의 행위를 이루도록 연결되는 것이다. 제15장의 해결 방식에 관한 논의에서는 사건의 해결이 플롯 자체에서 나와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다.1314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오공의 화면상 부재는 곧 주인공 없는 산만한 이야기를 뜻하지 않는다. 동료의 저항, 적의 공격, 이동과 치료가 같은 위기의 해결 가능성을 변화시킨다면 오공 없이 진행되는 장면도 플롯에 속한다.

여기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도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강한 인물이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같은 방식의 외부적 해결은 아니다. 오공의 복귀가 이미 수련·여행·치료로 준비되어 있다면, 그 도착은 사전에 설정된 인과관계의 실현일 수 있다. 다만 복귀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 타이밍이 설득력 있다는 평가는 별개다. 설정상 가능하다면서도 매번 너무 편리하게 마지막 순간에 맞는다는 비판은 여전히 가능하다.

평가 기준은 주인공이 없었나가 아니라 없던 동안의 사건들이 도착과 해결을 실제로 구성했나다. 조연 장면을 전부 삭제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부재는 풍부한 구조가 아니라 분량 늘리기로 느껴질 가능성이 커진다.

블라디미르 프로프 — 부재, 출발, 귀환, 인지를 서로 다른 기능으로 나눈다

프로프의 『민담 형태론』(1928)은 인물의 고유한 성격보다 서사 안에서 수행하는 기능을 분석한다. 기능 목록에는 부재(I), 출발(XI), 귀환(XX), 인지되지 않은 도착(XXIII), 인지(XXVII)가 구분되어 있다. 대학 강의용 기능표와 학술 핸드북에서 이 구별과 초판 연도를 확인할 수 있다.1516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생각하면 이 구별이 즉시 유용해진다. 집에 들어왔다는 사실과 정체가 밝혀지는 사건은 같지 않다. 오공은 대체로 도착과 인지가 겹치지만, 개츠비의 경우는 인물의 현존과 독자의 식별이 어긋난다.

분석의 경계: 프로프의 첫 기능인 부재는 흔히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집을 떠나는 것을 뜻한다. 곧바로 주인공이 화면에 나오지 않음으로 번역하면 안 된다. 또 러시아 마법 민담에서 정리한 기능 체계를 모든 현대 소설과 만화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보편 법칙으로 확대해서도 안 된다.

프로프에게서 얻을 것은 『드래곤볼』을 31칸짜리 틀에 억지로 끼워 넣는 방법이 아니라, 우리가 뭉뚱그려 귀환이라고 부르는 사건이 여러 단계와 기능으로 나뉠 수 있다는 정밀함이다.

원래의 개념. 『민담 형태론』의 첫 번째 기능인 absentation은 가족 구성원 한 사람이 집을 떠나거나 부재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부모의 죽음처럼 더 강한 형태도 포함된다. 중요한 점은 떠나는 사람이 반드시 주인공은 아니라는 것이다. 뒤에 나오는 주인공의 출발, 즉 기능 XI의 departure와도 구별해야 한다.17

오공에 적용하면. 오공이 없으니 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단순한 시간표보다, 오공이라는 보호·대응 능력이 비어 있으니 남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기능을 볼 수 있다. 『서유기』의 축출 에피소드와도 이 지점에서 비교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는 부재한 사람보다 부재 때문에 가능해진 행동이 분석의 단위다. 누가 공격할 수 있게 되었는가, 누가 혼자 결정해야 하는가, 어떤 금기가 깨지거나 어떤 시험이 시작되는가를 묻게 된다.

제라르 주네트와 서사학 — 누가 알고, 누가 기다리며, 얼마나 오래 읽게 하는가

제라르 주네트 Narrative Discourse 영어 번역본 표지
주네트, 『서사 담론』 영어 번역본. 인물의 행동과 독자에게 허용된 정보의 배열을 구별하는 이론적 좌표다. Cornell University Press · 축소 표지 · 출판사.

초점화는 서사 정보가 누구의 경험과 지식에 맞추어 선택되거나 제한되는가를 다루는 개념이다. 이것은 단순히 누가 말하는지, 화면에 누구 얼굴이 보이는지와 같지 않다. 학술 핸드북은 주네트의 논의를 이와 같이 정리한다.18

오공과 함께 수련 과정을 따라갈 때 독자는 그의 변화에 접근한다. 오반·크리링이 있는 전장을 따라갈 때는 그들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수단과 위험을 체험한다. 서사는 이 두 위치를 오가며 내가 강해진다는 경험과 강한 사람이 와주기를 바란다는 경험을 번갈아 제공한다. 매 장면이 엄밀한 의미의 인물 내부 초점화라는 뜻은 아니며, 정보 접근과 감정적 정렬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시간의 측면에서는 이야기 안에서 흐르는 시간과 독자가 읽거나 보는 데 배분된 시간이 다르다. 주네트의 지속 분석은 장면, 요약, 생략 등 이 관계의 차이를 구분한다. 서로 다른 사건 줄기를 교대로 제시하는 동시성 연구도 전장은 무너지고, 오공은 접근하는 병렬 구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1920

오공의 이동이 실제로 몇 분인지 계산하는 것만으로는 늦은 도착의 효과를 설명할 수 없다. 그 몇 분을 누구의 공포와 누구의 진전으로 얼마나 길게 경험시키는가가 중요하다. 애니메이션에서 체감 지연이 커지는 문제 역시 원작의 사건 배열과 분리하여, 장면에 배분된 시청 시간의 문제로 분석할 수 있다.

두 가지 좌표. 하나는 인물의 실제 위치와 행동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등장인물과 독자가 그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이다. 홈스는 현장에 있지만 왓슨에게는 부재한다. 오공은 현장에 없지만 독자는 그의 이동이나 치료 상황을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독자는 동료보다 많이 알면서도 그들과 함께 불안해할 수 있다. 오공이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희망이 생기지만, 그것이 전장의 위기보다 빨리 끝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보를 많이 준다고 언제나 긴장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바르트: 수수께끼의 답을 미루는 것과 다음 행동을 기다리게 하는 것

원래의 구별. 『S/Z』의 여러 코드 가운데 해석학적 코드는 수수께끼의 제기와 답의 지연에, 행동적 코드는 연속된 행동이 만들어 내는 다음 사건의 기대에 관계한다. 퍼듀대 강의 자료도 왜 그런가라는 의문과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기대를 나누어 설명한다.21

오공에 적용하면. 오공이 어디 있는지 이미 보았고 도착할 것임도 상당히 예상한다면, 그 장면의 주된 힘은 반드시 미스터리일 필요가 없다. 오반이 다음 공격을 견딜까, 치료가 먼저 끝날까처럼 행동의 순서가 중요하다. 반면 그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숨겨 놓았다면, 도착 뒤의 전투는 그 물음에 답하는 기능도 한다.

이 구별은 작가가 일부러 안 보여 주니 전부 떡밥이라고 말하는 습관을 교정한다. 부재한 인물의 정체가 문제일 수도 있고, 정체는 뻔하지만 그가 어떤 순서로 개입하느냐가 문제일 수도 있다.

적용 한계. 두 코드가 매 장면에서 완벽하게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복귀 장면에서 새로운 힘에 대한 의문과 생존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

스턴버그·바로니의 서사 긴장 — 서스펜스, 호기심, 놀라움은 다르다

라파엘 바로니 La Tension narrative 표지
바로니, 『서사 긴장』(2007). 부제부터 서스펜스·호기심·놀라움을 구별한다. Seuil · 축소 표지 · 출판사.

메이어 스턴버그와 라파엘 바로니의 논의와 연결되는 서사 긴장 연구에서는, 앞으로 벌어질 중요한 사건에 대한 불확실성, 불완전하게 제시된 사건에 대한 궁금증, 예상에서 벗어난 전개를 구별한다. 바로니의 설명은 이를 서스펜스, 호기심, 놀라움으로 정리한다.2223

서사 진행에 따른 기대와 긴장을 표시한 바로니의 개념도
바로니, 『서사 긴장』(2007), p.131. 가능한 전개와 기대되는 해결의 개념도이며 『드래곤볼』 독자의 긴장도 측정값은 아니다. RéNaF/로잔대학교 · ©원저작자 · 출처.
감정의 형태독자가 묻게 되는 질문이 글의 적용 사례
서스펜스앞으로 어떻게 될까 제때 해결될까오반이 죽기 전에 오공이 올까
호기심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실은 무엇일까오공은 얼마나 강해졌을까?, 개츠비는 어떤 사람일까
놀라움내가 예상한 전제가 왜 틀렸지죽은 것으로 믿었던 홈스가 왓슨 앞에 나타나는 장면

원래의 틀. 스턴버그의 기능적 서사론은 정보의 시간적 배열이 만드는 서스펜스, 호기심, 놀라움을 중요하게 다룬다. 2011년 학술 인터뷰는 그의 접근을 설명하는 직접 자료다. 세 효과는 대략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다.24

오공의 등장이 매번 완전히 예상 불가능해야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독자가 그가 올 것이라고 믿더라도, 누가 살아남을지, 무엇을 잃을지, 도착 뒤 어떻게 싸울지는 열려 있을 수 있다. 즉 귀환 여부의 불확실성이 작아져도 귀환의 시점과 대가의 불확실성은 남는다.

여기서 긴장감과 시간 끌기의 차이도 드러난다. 기다리는 동안 가능한 결과가 달라지고 새로운 정보가 주어지면 독자의 예측이 움직인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같은 위기만 반복된다면 기다림은 긴장의 축적보다 소모로 느껴지기 쉽다. 이는 독자 반응을 측정한 통계가 아니라, 위 개념을 이용해 제안하는 평가 기준이다.

호기심을 과거의 숨겨진 정보로만 묶어 버리는 것도 조심할 일이다. 스턴버그의 설명에서는 과거 사건의 정보 공백이 중요하지만, 바로니는 불완전하게 제시된 상황과 인물의 성격·정체에 대한 궁금증도 다룬다. 오공의 수련 결과를 알고 싶다는 질문은 앞으로 확인될 답을 갖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수련에 관한 정보 공백과 연결된다. 두 연구자의 용법이 모든 지점에서 동일하다는 뜻은 아니다.2223

Hoeken과 van Vliet의 2000년 실험 연구는 같은 사건을 서스펜스·호기심·놀라움 중심으로 배열했을 때의 처리를 비교한다. 공개 초록에 따르면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조건에서도 서스펜스 경험이 가능했고, 놀라운 사건은 높게 평가되며 이야기 사건의 더 나은 표상을 만드는 결과와 연결되었다. 여기서는 초록과 서지 범위만 확인했으며, 실험 전문·표본·측정 자료를 검토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공이 올 줄 알아도 모든 독자가 반드시 긴장한다거나, 반복이 언제나 잘 작동한다는 보편 법칙으로 확대할 수 없다.25

좋은 부재와 편의적인 지연을 가르는 질문

첫째, 빈 시간에 인과관계가 생기는가. 주인공이 없는 동안 다른 사람이 정보를 얻고, 선택하고, 손해를 입고, 관계를 바꾸는가. 아니면 같은 위기 장면이 순환할 뿐인가.

둘째, 제한이 준비되어 있는가. 이동·치료·추방·위장 같은 조건이 작품의 규칙과 갈등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가. 해결을 미루기 위해 갑자기 만들어진 장벽은 아닌가.

셋째, 귀환에 앞선 대가가 남는가. 누군가의 희생이나 결단이 주인공의 등장 직후 잊히지 않고 다음 관계와 사건에 영향을 주는가.

넷째, 돌아오는 사람 말고도 행위자가 있는가. 다른 인물들이 오직 영웅의 위대함을 측정하는 재료인가, 아니면 귀환과 해결의 조건을 만들어낸 사람인가.

다섯째, 약속이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는가. 매번 늦게 와서 혼자 해결로 끝나는가. 와도 구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공동의 힘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가.

이 질문들은 작품에 점수를 매기는 공식이 아니다. 늘 늦게 와서 식상하다거나 주인공이니까 당연하다는 인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장면의 어떤 구성이 효과적이거나 빈약한지 설명하기 위한 기준이다.

셋째, 독자는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는가 물리적 도착, 새로운 힘의 확인, 정체 공개, 사과와 화해는 서로 다른 사건이다. 넷째, 귀환이 무엇을 해결하지 못하는가 죽음, 불신, 상실, 공동체의 의존이 남는지 본다.

다섯째, 반복될수록 질문이 변하는가 처음에는 그가 올까, 다음에는 와도 이길까, 나중에는 그 없이도 할 수 있을까로 이동한다면 같은 표면 패턴 안에서도 의미가 달라진다. 반대로 계속 같은 인물들이 같은 방식으로 쓰러지고 같은 도착만 기다린다면 반복에 대한 비판이 강해진다.

다만 예고되었다고 언제나 훌륭한 해결인 것도 아니다. 제약의 일관성이 무너지거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전부 무의미해지는 방식으로 귀환한다면 비판할 수 있다. 예고된 인물인가와 설득력 있는 해결인가는 겹치지만 동일하지 않다.

또한 긴 전투를 모두 애니메이션의 분량 늘리기로 돌려서는 안 된다. 여기서 확인한 주요 도착 구조는 원작의 사건과 연결된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장면을 체험하는 시간과 반복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특정 장면의 지루함이나 지연 정도를 논할 때는 판본과 회차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제작진의 의도를 입증하는 인터뷰 없이 연재를 늘리려고 그랬다고 확정하지 않는다.

관련 읽기

출처와 확인 범위

자료 대조는 기존 원고의 2026-10-01 확인 범위를 유지한다. 2026-10-02의 작업은 분할·중복 정리·디자인 적용이며 원전을 새로 전수 조사했다는 뜻이 아니다. 아래 각주는 이 글의 주장에 사용한 근거이고, 전체 서지·자료의 종류·읽기 순서는 별도 자료 부록에 있다. 원전 확인과 비평적 적용, 팬 토론과 창작자 발언을 구별한다.

Footnotes

  1. 1.

    DRAGON BALL OFFICIAL SITE, Weekly Character Showcase #79: Recoome 리쿰에게 당한 동료들과 오공의 구원·반격, 원작 Tale 278–280 안내. ↩

  2. 2.

    Homer, The Odyssey, Samuel Butler 영문 번역, Project Gutenberg제1~5권, 제13·16·19·23권. 이야기의 첫 제시, 물리적 귀환, 정체 인지를 구별한다. ↩ ↩2

  3. 3.

    ABEMA, 『ドラゴンボールZ』 제85화 베지터의 절망과 오공의 치료 완료. ↩

  4. 4.

    漫画皇国, 「瞬間移動と仙豆と無、あるいは移動の物語であったドラゴンボールが移動を捨てるまでの話」 이동, 순간이동, 선두, 병과 죽음, 사탄의 역할을 연결한 비평. 해당 글의 문제의식을 명시적으로 귀속함. ↩

  5. 5.

    Homer, The Iliad, Samuel Butler 영문 번역, Project Gutenberg주요 위치: 제1·9·16·18·19·22권. 전장에서의 철수와 귀환을 비교하며, 서술 전체에서 사라졌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

  6. 6.

    Arthur Conan Doyle,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Project Gutenberg제11장 말미~제12장: 홈즈의 재등장과 은밀한 현장 활동의 공개. ↩

  7. 7.

    고전 원문Molière, Tartuffe; Or, The Hypocrite, Curtis Hidden Page 번역, Project Gutenberg현행 5막본 제3막 제2장의 첫 직접 등장. 제목 인물은 구원자가 아니라 갈등의 중심이다. ↩

  8. 8.

    고전 원문Herman Melville, Moby-Dick; or, The Whale, Project Gutenberg제28장 Ahab. 이슈메일이라는 화자와 에이해브라는 사건의 중심을 구별한다. ↩

  9. 9.

    Ann Willmore, Review of Rebecca, 2002, Daphne du Maurier 공식 사이트서술자는 이름 없는 두 번째 아내이며, 죽은 레베카가 저택의 물건과 기억을 통해 영향력을 갖는다는 설명. ↩ ↩2

  10. 10.

    공식 공연권 자료Samuel Beckett, Waiting for Godot, Concord Theatricals등장인물·기다림의 구조·공연 작품 안내. ↩ ↩2

  11. 11.

    송미경, 「춘향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2023 집필, 2024 수정. 기본 줄거리, 이본의 차이, 춘향의 주체성에 관한 연구 관점. 이본을 단일 고정 텍스트로 취급하지 않음. ↩

  12. 12.

    Mary Louise Lord, Withdrawal and Return, The Classical Journal 62(6), 1967, pp.241–248. 서지만 확인; 전문 미확보. ↩

  13. 13.

    Aristotle, Poetics, Part I — MIT Internet Classics Archive 특히 제6·8·11장: 행위와 플롯, 주인공의 단일성과 플롯의 통일성의 구별, 인지와 전환. ↩

  14. 14.

    Aristotle, Poetics, Part II — MIT Internet Classics Archive 특히 제15장: 사건의 해결은 플롯 자체에서 나와야 한다는 논의와 기계장치의 신. ↩

  15. 15.

    Vladimir Propp, Morphology of the Folktale — University of Michigan의 기능 요약표 기능 I 부재, XI 출발, XX 귀환, XXIII 인지되지 않은 도착, XXVII 인지. 웹 요약표 머리말의 연도 표기와 달리 초판 연도는 아래 학술 핸드북에 따라 1928년으로 표기. ↩

  16. 16.

    Karin Kukkonen, “Plot” — the living handbook of narratology 플롯 연구의 개관. 프로프 1928, 브룩스 1984, 스턴버그·바로니의 논의를 확인. ↩

  17. 17.

    Vladimir Propp, Morphology of the Folktale, MIT에 수록된 영문 발췌 PDF1928년 러시아어 초판. PDF 13쪽(0부터 세면 12)에 기능 I absentation, 뒤의 기능 XI departure와 구별. ↩

  18. 18.

    Burkhard Niederhoff, “Focalization” — the living handbook of narratology 초점화는 서사 정보의 선택·제한에 관한 개념. 단순한 화자나 카메라 위치와 구별. ↩

  19. 19.

    Michael Scheffel, Antonius Weixler & Lukas Werner, “Time” — the living handbook of narratology 이야기 시간과 담화 시간, 주네트의 순서·지속·빈도, 장면·요약·생략 등. ↩

  20. 20.

    Uri Margolin, “Simultaneity in Narrative” — the living handbook of narratology 복수의 사건 줄기를 번갈아 제시하며 동시성을 구성하는 방식. ↩

  21. 21.

    Dino Felluga, English 373 수업 요약, Purdue University, 1999.01.14바르트의 해석학적 코드와 행동적 코드를 TV 이야기의 원인·다음 사건에 대한 기대와 연결해 설명. ↩

  22. 22.

    Raphaël Baroni, 서사 긴장에 관한 발표문 — Vox Poetica 미래를 향한 서스펜스와 불완전하게 제시된 사건에 대한 호기심의 구분. 2004년 발표 자료. ↩ ↩2

  23. 23.

    Raphaël Baroni, “Tension narrative et mise en intrigue” — RéNaF / Université de Lausanne 2025년 게시. 서스펜스·호기심·놀라움, 브룩스 1984의 지연과 욕망, Baroni 2007 p.131의 긴장 곡선 도판을 확인. ↩ ↩2

  24. 24.

    Meir Sternberg, Reconceptualizing Narratology, Enthymema 4, 2011, pp.35–50, DOI 10.13130/2037-2426/1186. ↩

  25. 25.

    Hans Hoeken & Mario van Vliet, Poetics 27(4), 2000, pp.277–286, DOI 10.1016/S0304-422X(99)00021-2. 공개 초록 확인, 실험 전문·자료 미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