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법관이자 『어떤 양형 이유』, 『법정의 얼굴들』, 『괄호 치고』 등을 쓴 작가.
작가라는 프리즘
박주영의 글쓰기는 판결문을 문학으로 치장하는 일이 아니라, 법률문서 안에서 사라지기 쉬운 사람의 서사를 복원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형사판결문은 사람을 피고인, 피해자, 범죄사실, 양형사유로 압축한다. 박주영의 양형이유는 그 압축된 이름 뒤에 있던 생애와 고립, 상실감과 사회적 실패를 다시 펼친다.
이 점에서 그는 법을 버리고 문학으로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라, 법의 가장 딱딱한 형식 안에 문학이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을 삽입하는 사람으로 읽힌다. 사람을 사건번호 속에 그대로 매장하지 않는 일. 이 노트에서는 그 작가성을 울산지방법원 2019고합241 판결문과 함께 읽는다.
판결문과 서사의 윤리
박주영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판결문이 문학처럼 보인다는 표면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법률문서가 보통 생략하는 시간, 즉 피고인이 사건에 도달하기까지의 삶을 다시 기록하려는 태도다.
물론 여기에는 위험이 있다. 판결문이 문학적으로 읽히는 순간, 누군가의 고통이 좋은 문장의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주영의 강점은 문장을 앞세우기보다 사실관계와 삶의 압력을 먼저 쌓는 데 있다. 문장은 그 뒤에 온다. 그래서 좋은 경우 그의 양형이유는 고통을 장식하지 않고, 고통이 행정적 문장 속에서 삭제되지 않도록 붙잡는다.
울산지방법원 2019고합241 판결문도 그런 맥락에서 읽힌다. 이 판결문은 피고인을 단지 범죄사실의 주체로만 두지 않고, 가족관계, 경제적 파탄, 고립, 대인관계의 단절 속에서 다시 펼쳐 보인다. 죄를 흐리는 것이 아니라, 죄가 발생한 세계를 함께 기록하는 쪽에 가깝다.
주요 저작 메모
- 『어떤 양형 이유』: 양형이유를 통해 법정에 선 사람들의 삶과 죄, 책임, 고립을 함께 들여다보는 책.
- 『법정의 얼굴들』: 법정이라는 장소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과 사연을 통해 법의 언어가 놓치기 쉬운 인간의 표정을 기록하는 책.
- 『괄호 치고』: 법과 삶, 문장과 판단 사이의 여백을 사유하는 산문으로 읽을 수 있다.
연결되는 노트
출처와 참고 URL
- YES24 작가 파일: 박주영. https://www.yes24.com/product/author/269466
- YES24 채널예스, 「박주영 판사 “법정에 선 이들에게 서사를 부여한 이유”」, 2021-11-29. https://ch.yes24.com/Article/Details/46456
- 성균관대학교 웹진, 「서로의 온기가 만나 세상을 비추기를」. https://webzine.skku.edu/skku/campus/skk_comm/people_view.do?mode=view&articleNo=120000